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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이야기(77)-소수민족.암소가정성탄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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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이승우 날짜:2009-01-01 조회:6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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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서 좀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10월 가정예배 때에 문득 회계집사 말씀이 연말이 가까워 오는데 장부에 잔액이 너무 많이 남았다고 합니다. 큰일이네요! 할 일은 많고 어려운 성도들도 많은데 남은 예산을 내년으로 넘기는 것은 완전히 게으른 청지기의 표본입니다.
연초에 우리가 예상했던 것 중에서 닌화, 육미교회 암소 가정들이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자금을 반납한 이유가 큽니다. 여하튼 우리는 남은 돈으로 암소 가정(68가정)들에게 근사한 성탄 선물을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가을 암소 계약시에 헌옷 등 재활용품이 그들에게 요긴한 것을 생각하여 하노이 한인교회의 태 원수 목사님께 지원을 부탁드렸더니 쾌히 성도들과 협의하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인칸교회에서 주일 낮 예배를 마치고 암소가정의 성탄절 선물을 말씀드렸더니 목사님과 서기 집사께서 암소 가정에만 선물을 주지 말고 적은 것이지만 전체 소수민족 성도가정에 선물을 해 달라고 하십니다. 암소 가정은 이미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선물마저 암소 가정들에게만 주면 다른 성도들이 실망할 것이라고 하십니다. 지당한 말씀이네요. 그리고 가난한 성도들을 늘 생각하고 계시는 교회 지도자분들에게 우리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100개를 주문했던 대형 3단 가방을 일단 250개로 수정 주문하였습니다. 그리고 11월 초 하노이 출장 시 수요일 저녁 하노이 한인교회를 방문하여 태 목사님의 허락으로 재활용품 요청에 대한 광고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214가정에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선물을 위해서 사이공 한인 연합교회 원 양희 목사님께도 부탁을 드렸더니 성도들과 협의하시겠다고 하십니다. 11월 중순 호치민 출장 중에 사이공 한인 연합교회 이 덕모 장모님과 몇 분 장로님을 만나서 선물 계획을 말씀드리고 수요예배 중에 성탄 소수민족 성도 선물에 대하여 광고할 수 있었습니다.
선물 준비를 하면서 우리가 제일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너무 기쁜 일이 많이 생겼습니다. 호치민 한인 연합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마치고 나오니 안 경혜 집사께서 새 옷을 보내 주시겠다고 하시더니 곧 4상자 분의 상표가 붙은 좋은 옷을 보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선교부장이신 배 성우집사님께서 오시더니 저에게 울산 일중을 졸업하였느냐고 묻습니다. 옛날 울산의 장생포 교회가 배 집사님의 집이라고 합니다. 배 집사님의 얼굴은 도저히 기억할 수가 없어서 제가 40여년전에 배 집사님의 교회에서 소년회 연합 집회에 참석한 것을 이야기 하니 놀라워합니다.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는 송 집사도 배 집사가 중학 동기 인 것을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40년! 강산이 네 번이나 변했는데 어찌 얼굴을 기억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 날 밤 호텔로 와서 우리는 중학교 동기회를 했습니다. 또 감사하게도 호치민 총영사관 부인회에서 김 정수 영사님 부인 되시는 최 미자 집사님을 통하여 새 옷과 신발 3 상자를 보내 주셨습니다.
11월 마지막 주일에 해바라기 이 광준 집사님과 조 성곤 집사님께서 우리 교회 창립 9주년 기념 전도 집회에 오셔서 찬양과 간증으로 은혜를 끼쳤으며 결신 시간에는 하나님께서 오래 전부터 예비해 두신 영혼을 우리에게 맡기셨습니다. 12월 첫 주 새 성도와 함께 우리는 퀴년 라이프 리조트로 18명의 성도들이 1박 2일의 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새 성도를 위한 오리엔테이션 같은 수련회입니다. 아름다운 리조트에서 사랑이 넘치는 수련회를 즐겼습니다.
수련회 중에 호치민 한인 연합교회의 신 응기 집사님께서 전화를 해 주셨습니다. 쌀떡국(컾라면 같은 것)이 있는데 보내드리겠다고 하시네요. 며칠 후 차량 2대에 재활용품과 315 상자의 쌀떡국을 호치민 한인 연합교회부터 받았습니다. 우리는 먹을 것이 없는 성도들을 위하여 라면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쌀떡국도 준비하셨습니다. 너무 기쁜 일입니다.
각 교회, 각 처소 교회별, 각 가정 별로 가족 수, 남녀, 연령에 자료를 확보 했으며, 하노이 한인교회로부터 20개의 대형 상자와 여행 가방들에 가득한 선물과 새 모자 2상자를 받았으며, 호치민 한인 연합교회로부터 50개의 상자와 가방에 가득한 선물을 받았으며 조 명숙 집사님으로부터 베트남어로 번역된 예쁜 우리나라 전래동화 책 20권을 받았습니다. 그 동안 우리교회는 설탕, 식용유, 라면을 준비했습니다.
12월 8일부터 11까지 저녁마다 우리 성도들이 모여서 각 가정의 식구 수와 가족의 연령, 성별에 따라 맞춤 선물가방을 준비하고 호주의 이름을 달았습니다. 교회별로, 처소교회 별로 이름표의 색깔을 다르게 하여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이 모든 자료 준비에 믿음이 좋은 우리 직원 핀과 타오가 맡아서 척척 잘 해줍니다. 교회 일에 경험이 있어서 각 교회와의 연락 일이며 통역을 맡고 있는 예쁜 청년들입니다.
각 가정에 전달되는 물품 내역은 3단 가방 1개, 설탕 2킬로그램, 식용유 2리트, 라면 1상자, 쌀떡국 1상자, 치약, 칫솔, 학용품, 양말, 신발, 옷가지(1인당 2-3가지), 모자 등입니다. 식구가 많은 가정에는 설탕, 식용유, 쌀떡국, 라면 등의 식품은 2배로 배당했습니다.
12월 11일 저녁에 인칸교회 소수민족 처소교회 제1, 2, 3교회 성도들에게 처음으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13일(토) 오후에 나머지 처소교회 제4, 5, 6교회 성도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차량 1대에 50 가정의 선물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매번 2대의 차량이 동원 되었습니다. 선물을 받아 멀리 자기 동네까지 머리에 이고 가는 어린 아이의 맨발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내년 여름 성경학교 선물은 튼튼한 슬리퍼로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몇 년 전 여름성경학교 선물로 샌들을 주었는데 이제 보니 이 사람들에게는 슬리퍼가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제 4,5 6교회는 외딴 곳에 있어서 길이 험하여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며 무엇보다도 그 지역은 외국인의 출입이 제한된 곳이기 때문에 성도들이 멀리 고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12월 14일 주일에는 낮 예배 후에 닌화교회의 5 암소 가정에 선물을 주었으며 15일(월)에는 반닌교회 3 소수민족 가정(이 중 2가정은 암소 가정임)과 1암소가정에 선물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21일 낮 예배 후 육미교회의 24 소수민족 가정과 5암소 가정에 선물을 전달했는데 반주하는 소수민족 성도와 또 한 가정이 명단에서 제외되어 있었습니다. 자기들은 못 받았다고 울상이 되어 있습니다. 오후 1시에 바로 그 두 가정에도 전달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또 하노이 한인교회(태 원수 목사님)와 사이공 한인 연합교회(원 양희목사님)의 도움으로 우리가 처음 계획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풍성한 선물을 전달 할 수 있었습니다. 선물 행사를 통하여 우리는 모든 것을 미리 다 준비해 두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순종만을 기다리고 계셨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성도들은 이 일을 계획하면서 새벽마다 기도했습니다. 동참하시는 하노이 한인교회와 사이공 한인 연합교회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이 일이 성도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넘치는 기쁨이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성도들이 아끼며 보관하고 있던 것을 가난한 성도들을 위하여 내어 놓으므로 바쳐진 것들은 저들의 손을 떠났지만 하늘의 창고에 보관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우리 교회와 소수민족 교회는 하노이 한인교회와 사이공 한인 연합교회의 사랑을 갚을 길이 없지만 좋으신 우리 하나님께서 다 갚아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소수민족 성도들에게는 우리가 전해주는 선물이 저들에게 물질로 전달되지 않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저들의 마음에 전달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준비하는 우리들이 저들 앞에서 겸손하기를, 종의 모습으로 저들 앞에 서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평생에 받아 보지 못한 것들을 받고 감격하는 가난한 성도들의 모습들! 무언가 감사하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수줍어서 하지 못하는 그들! 훗날 우리 모두가 주님을 만날 때에 주께서 이 모든 일들을 기억해실 것을 기도했습니다.
인칸교회 소속의 여섯 처소교회에서 12월 25일 한 곳에 모여서 처음으로 자체 성탄 축하 행사를 가진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행사는 인칸교회에 모두 모여서 합동으로 드렸습니다. 우리 회계집사님께서 남은 돈이 1800만동 마이너스랍니다. 할렐루야입니다! 돈이 없지만 25일 저녁 성탄 축하 처소교회 행사에 참여하여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260여명인데 목사님께서 300명분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혹시나 해서 우리는 320명분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핀이 또 수고하여 미리 나짱 성도가 운영하는 큰 도매상에서 여러 가지 과자와 우유를 사서 얼마나 사야할 지를 정리했습니다.
우리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하여 산타 복장 3벌과 산타 모자 13개를 구입하여 25일 저녁 2대의 미니버스로 처소교회로 갔습니다. 동네가 생기고 처음 열리는 대단한(?) 성탄 축하행사입니다. 작은 교회당에는 인산인해입니다. 밖에서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야자 잎으로 만든 예배당 벽을 황급히 철거하고 있습니다.
소수민족 집사, 구역장, 교사들, 모두 23분에게 남자들에게는 남방 한 벌씩을, 여자들에게는 손가방, 수건과 생활필수품을 준비하여 전했습니다. 이곳에서도 주일학교 반주를 맡은 선생님이 명단에 빠져 있어서 가지고 간 여분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드디어 아이들의 차례인데 아무래도 300명이 훨씬 넘는 것 같아서 염려가 되었지만 일단 우리가 나누어 주기로 했습니다. 작은 플라스틱 의자에 빽빽이 앉은 아이들이 꼼짝도 하지 않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못 받았다고 손을 들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줄 때까지 그냥 앉아 있습니다. 선물을 받아도 아무 표정도 없습니다. 열어 보지도 않고 봉투 안에 무엇이 들어 있나 만져 보지도 않습니다. 살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무심코 예배당을 나갑니다. 사람을 겁내어 가까이 오지 못하고 두려운 마음에, 호기심에, 또 무엇을 얻어먹어야 하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그런 어떤 자그만 무엇 같은 모습에 다음 날 아침까지도 가슴이 아리합니다. 내년마다 소수민족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하기로 다짐을 했습니다.
행사를 끝내고 늦은 저녁을 나짱의 김치 식당에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제 2008년에 남은 행사는 송구영신 예배뿐입니다. 2008년! 돌아보니 정신없이 달려 온 한 해입니다. 참 별난 사고도 많았지만 은혜도 넘치는 한 해였습니다.
베트남에서 이렇게 일 년을 보내는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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